밤새 꾸었던 꿈을 눈 뜨자마자 적어두었다. 10월 시나리오 수업에서 머리로 그려본 장면들을 글로 적어볼 것이다. 사실 그 이전에, 생각도 못하고 있던, 마감해야 하는 글이 있다. 언제까지 쓸 수 있냐고 물어서 언제까지 써야 하냐고 다시 확인했다. 그렇게 맞추는 것 말고는 잘 못하겠다.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 생각하는 거. 먼저 시간을 내고 집중하는 거. 화요일 기자회견문도 월요일에 쓰려는 계획으로 미루고 있는데. 2년이나 지난 글을 다시 분량 맞춰 고치는 것이 가능할까. 그 때 겨울이랑 지금의 가을이랑 다른 사람이 글을 쓰는 것 같은 기분인데요. 아니 기분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되어서 왜 그랬냐 물으면 정말 이제의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변명하기 위해 적었던 숫자들을 덜어내면 어떻게 내 동기를 설명할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요즘 기다리며 보는 드라마가 있는데, 평가가 좋지 않다. 웹소설과 릴스에 절여진 미감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구려졌다. 조짐이 없던 것은 아니다. 원체 별다른 취향도 없었고 뻔한 것이나 어색한 말투를 좋아했다. 90년대 판타지 소설을 다섯번 보고 있는데도 여전히 보다가 대성통곡을 한다.
그냥 작은 인간들을 키우는 게임이나 하고.. 라면가게나 온천이나 게임회사가 벌어주는 사이버 머니가 내 주머니에 들어오면 좋겠다. 제가 하루만 투자해도 매출 1위 게임을 만들 수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이런 말을 적게 되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게, 미감은 애저녁에 구렸던 것으로 보는게 맞음 . . . )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소설을 쓰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한 사람들, 이라는 말을 읽었는데 소설을 쓰는 사람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사람들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